봄에 마주하는 그리움의 물결봄에 마주하는 그리움의 물결피아니스트 이진욱의 감성 연주곡
Released : 2011.03.04
다시 오지 않을 그 순간을 마주한다면...
어른이 되어가면서 삶이란 반복된 일상을 보내는 긴 여정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일상은 끊임없이 누군가와 만남을 전제로 한다. 우리는 타인과의 공존을 통해 기억을 만들고, 기억을 통해 얻어지는 그리움에 시름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그리움은 개인의 기억으로 한때 청춘을 받친 시기의 상징으로 그리고 아름다웠던 기억의 총화로 우리 마음속에 새겨진다.
Episode. 1 다시 마주한다면
가끔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그 사람과 만나던 곳을 우연히 지나칠 때면 약속장소의 그 사람이 나를 반겨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현실의 그 사람과 나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지나왔다. 비가 내리는 밤, 또는 눈이 오던 날과 같은 혼자 있는 시공간에서 가끔 서로를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 사람과 다시 마주한다면...
그 순간을 음악 속에 정성껏 일기를 쓰듯이 새겨 넣는다. 희미하게 그 사람이 보인다. 그리고 그의 모습은 점점 가까워진다. 그렇게 우리는 그 공간에서 마주한다. 그 사람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말한다. 회고성이 농후한 말들과 아련함을 동반한 미안함을 전한다. 꿈같이 남아 진한 여운을 가졌던 그 사람과의 만남은 이내 물거품처럼 사라진다.
다시 오지 않을 그 순간을 마주한다면...
Episode. 2 春浪 (봄:춘, 물결:랑)
그는 산을 좋아한다. 산길 초입에 들어서면 그는 언제나 제일 먼저 크게 숨을 들이마신다. 그리고 물결치듯 나타나는 봄의 기운을 맞으며 향기를 맡고 꽃과 나무의 상냥함을 마주한다. 이내 그는 머리에 음들을 떠올리며 스케치를 한다. 그리고 추웠던 겨울날을 지내며 기다려왔던 봄의 모습과 향기를 마음에 하나하나씩 그려낸다. 올해의 봄도 그렇게 다가온다.
이진욱의 이번 싱글은 다소 진지함이 묻어난다. 지난 앨범들을 화사한 봄과 열정적인 여름으로 떠올려본다면 이번 싱글앨범은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와 그 분위기가 닿아있다. 인생의 멋진 경험들을 통해 작곡과 연주활동을 하고 계시는 첼리스트 성지송씨와의 호흡은 이번 앨범에서 빛을 더한다. 첫 번째 곡 ‘다시 마주한다면’은 피아노와 첼로의 연주로 담겨있으며 2번째 곡은 같은 곡이 피아노로 연주되었다. 그리고 마지막 곡인 ‘春浪 (봄:춘, 물결:랑)’은 첼로와 피아노의 연주로 채워져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기억으로서의 음악은 우리에게 단순한 음악의 유희가 아닌 일상의 또 다른 진지한 표현으로 다가온다.